"죽을 것 같다"…욕까지 하며 고통호소 했지만, 훈련 강행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죽을 것 같다"…욕까지 하며 고통호소 했지만, 훈련 강행

  • 승인 2014-09-03 15:37
▲ 포로체험 훈련 중 숨진 특전사 하사 2명 등이 국군대전병원으로 옮겨진 가운데 3일 오후 육군중앙수사단 버스가 사고 조사를 위해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노컷뉴스 제공
▲ 포로체험 훈련 중 숨진 특전사 하사 2명 등이 국군대전병원으로 옮겨진 가운데 3일 오후 육군중앙수사단 버스가 사고 조사를 위해 병원으로 들어가고 있다./노컷뉴스 제공
충북 증평 특전사에서 포로 체험 훈련 도중 숨진 부사관들은 사고 직전 약 10분 가까이 고통을 호소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욕까지 하며 살기 위해 발버둥 쳤지만, 현장 교관들은 훈련 일부로만 생각해 이를 묵살했다.

◈ “죽을 것 같다”…욕까지 하며 고통호소

2일 오후 10시 30분 충북 증평 특전사에서 이른바 포로체험 훈련 도중 숨진 부사관들은 끈으로 조여지는 두건을 쓰고 팔이 뒤로 묶여진 채 훈련을 받았다.

적에게 포로로 붙잡혔을 때를 대비한 훈련인데 결박을 풀고 스스로 탈출하는 훈련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오후 9시부터 시작된 훈련은 이들이 숨진 10시 30분쯤까지 1시간 반가량 계속됐다. 3일 군 당국에 따르면 숨진 이모(23) 하사와 조모(21) 하사는 숨지기 직전 5분~10분에 걸쳐 죽음의 고통을 호소했다.

“정말 힘들다”, “못 버티겠다”는 호소와 함께 욕도 했지만, 훈련은 그대로 강행됐고 결국 2명이 숨지는 사고로 이어졌다.

군 당국 관계자는 “숨지기 전 이들이 5~10분간 고통을 호소했지만, 현장 교관들은 리얼한 상황 전개정도로 생각하고 훈련의 일부 정도로 생각해 대처를 늦게 한 것 같다”고 밝혔다.

◈ 사고 당일 오전에도 비슷한 훈련…오후에는 강도 높여

이들은 사고가 난 당일 오전에도 비슷한 포로체험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스로 결박을 풀어나가는 실습 차원의 훈련이었는데 숙달됨을 확인하기 위해 사고가 난 오후 훈련은 다소 강도가 높게 진행됐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오전에는 두건만 씌워놓고 결박을 푸는 훈련이었다면 오후에는 두건에 함께 달려있는 끈을 조여 놓고 결박을 푸는 훈련이었다.

두건에 끈이 달려있는 것은 적에게 포로로 잡혔을 상황에 맞게 훈련을 진행하기 위함이라고 군 당국은 설명했지만, 질식사로 추정되는 사고에 대해서는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 시신 안치된 국군 대전병원 출입통제

숨진 이 하사와 조 하사는 현재 국군 대전병원에 안치돼 있고 부상을 입은 전모(21) 하사도 청주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이날 오전 국군 대전병원으로 이송됐다. 군 당국은 유족이 동의하면 숨진 이 하사 등에 대해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들이 이송된 국군 대전병원은 현재 무거운 분위기 속에 외부인 출입 통제를 강화한 상태다. 사고 조사를 위해 육군중앙수사단 버스가 병원에 도착한 데 이어 민간인을 태운 특전부대 소속 미니버스가 정문을 오가는 등 조용한 가운데서도 사고 수습에 분주한 모습이다.{RELNEWS:right}

군 수사당국은 건강 상태가 호전된 전 하사 등을 상대로 사고 발생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해당 부대가 안전수칙을 마련하지 않았거나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훈련 진행에 문제점이 드러나면 관련자들을 문책할 방침이다.

군 당국 관계자는 “군인이 훈련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고가 생겨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한 점 의혹 없이 사고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컷뉴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논산 탑정호, 500실 규모 콘도미니엄 현실화 '청신호'
  2. [총선리포트] 양승조·강승규, 선거유세 첫날 '예산역전시장' 격돌한다
  3. 내년 폐쇄 들어가는데…충남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은 어디로?
  4. 한 총리, '의료 현장' 수습 총력… 충남대병원과 간담회
  5. KAIST 물리학과 채동주 씨 "걱정 없이 과학기술 연구할 수 있는 세상, 가장 쉽고 빠른 방법 투표"
  1. 에너지연 신동지구에 '태양광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 준공
  2. [중도일보 독자권익위원회] 4·10 총선 지역밀착형 기사 발굴 호평… 웹 접근 편의성 강화 필요성 지적도
  3. [대전 다문화]대전시가족센터서 ‘다문화 어린이 학습지원 사업 설명회’
  4. 美 프레스비테리안 대학 넬슨교수 한남대 총장 예방
  5. [WHY이슈현장] 고밀도개발 이룬 유성, 온천 고유성은 쇠락

헤드라인 뉴스


[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대전유성호텔이 이달 말 운영을 마치고 오랜 휴면기에 돌입한다. 1966년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연 유성호텔은 식도락가에게는 고급 뷔페식당으로, 지금의 중년에게는 가수 조용필이 무대에 오르던 클럽으로 그리고 온천수 야외풀장에서 놀며 멀리 계룡산을 바라보던 동심을 기억하는 이도 있다. 유성호텔의 영업종료를 계기로 유성온천에 대한 재발견과 보존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유성온천의 역사를 어디에서 발원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온천지구 고유성 사라진 유성 대전 유성 온천지구는 고밀도 도시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

대전시 재산 공개 대상자 평균 재산은 13억 5000여만원
대전시 재산 공개 대상자 평균 재산은 13억 5000여만원

대전시장 등 대전시 재산 공개 대상자의 평균 신고 재산은 13억 4822만원으로 조사됐다. 대전시는 2024년도 정기 재산 공개 대상자 97명에 대한 재산 변동 내역을 28일 관보 및 공보에 공개했다. 이 중 정부 공개 대상자는 29명, 대전시 공개 대상자는 68명이다. 재산이 증가한 공직자는 62명, 감소한 공직자는 35명으로 분석됐다. 재산 총액 기준 재산 공개 대상자의 71.1%(69명)가 10억 원 미만의 재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재산변동 사항을 보면 재산증가액 5000만 원 미만이 31.9%(31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

진격의 한화이글스… 안방 첫 경기 승리 기대
진격의 한화이글스… 안방 첫 경기 승리 기대

한화이글스가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면서 29일 예정된 대전 홈 개막전에 대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돌아온 괴물' 류현진이 안방에서 팬들에게 화끈한 선물을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는 올 시즌 첫 개막전에서 LG트윈스에 패배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27일까지 3경기 연속 연승가도를 달리며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탄탄해진 선발진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선발부터 흔들리며 이기던 경기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한화이지만, 올해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경기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펠릭스 페냐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표심잡기 나선 선거 운동원들 제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표심잡기 나선 선거 운동원들

  • 중구청장 재선거도 치러지는 대전 중구…표심의 행방은? 중구청장 재선거도 치러지는 대전 중구…표심의 행방은?

  • ‘우중 선거운동’ ‘우중 선거운동’

  •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