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대북전단 살포 주민·시민단체 저지로 일단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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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각 대북전단 살포 주민·시민단체 저지로 일단 무산

트랙터로 막고 풍선 빼앗아 찢어… "새 풍선 가져와 날릴 것" 30분간 대치하며 계란 투척 설전… 물리적 충돌은 없어

  • 승인 2014-10-25 16:18
▲ 보수단체가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25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민통선 주민들이 도로를 트랙터로 막고 있다. /연합
▲ 보수단체가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25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민통선 주민들이 도로를 트랙터로 막고 있다. /연합

25일 보수단체의 임진각 대북전단 살포 시도가 파주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저지로 일단 무산됐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탄 전세버스와 풍선 충전용 가스통을 실은 트럭의 임진각 진입이 가로막혔으며,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들의 풍선과 전단을 빼앗아 찢어버렸다.

그러나 보수단체들은 서울에서 새 대형 풍선을 가져와 이날 중 재차 살포를 시도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40여 명은 25일 오후 1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대북전단 5만~10만 장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으로 날려보낼 계획이었다.

이에 반대하는 '민주회복 파주시국회의' 등 진보 시민단체 회원들과 주민들은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기 위해 전날 저녁부터 임진각에서 텐트를 치고 노숙하며 미리 대기하고 있었다.

또 지역 주민들은 오전 9시부터 농사용 트랙터 19대를 몰고 와 임진각 진입로를 막았다. 보수단체의 전세버스가 오전 11시 넘어 임진각 입구 200여m 전방에 도착하자 주민·시민단체 회원 등 200여 명은 버스의 임진각 진입을 가로막았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버스에서 내려 항의하자 시민단체 회원들은 계란을 4~5개을 투척했으며 "주민 생존권 무시하는 전단 살포를 중단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양측 회원들이 서로 비난하며 설전을 벌이는 대치상황은 30여 분 간 이어졌다. 그러나 경찰이 사이에 끼어 두 단체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아 물리적 충돌까지 가는 불상사는 없었다.

그러는 사이 시민단체 회원 중 일부 젊은이들이 대북전단과 풍선 주입용 가스 등을 실은 트럭을 기습, 종이상자 5개에 담긴 대북전단 일부와 풍선을 찢어 인근에 버렸다.

양측의 대치상황은 경찰이 나서 두 단체를 분리하면서 끝이 났으나 각기 별도의 장소에서 오후 2시 넘어서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최우원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대표는 버스 앞 집회에서 "평화단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우리 트럭을 습격, 전단과 풍선을 강탈해갔다"며 "이에 굴하지 않고 북한 전역이 전단으로 덮일 때까지 멈추지 않고 대북전단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서울에서 새 풍선과 전단을 다시 가져와 이날 중 대북전단을 띄우겠다고 강조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도 "전단과 풍선을 강탈한 이들은 선량한 주민이 아니라 북의 사주를 받은 종북세력"이라고 주장하면서 " 앞으로도 대북전단 살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들은 대치 상황 후 300여m 떨어진 임진각 주차장으로 자리를 옮겨 반대 집회를 열었다. 북전단 살포 및 애기봉 등탑 반대 주민 공동대책위원회 대표인 이적 목사는 "김포 애기봉 등탑이 철거됐을 때 온 국민이 기뻐한 이유는 등탑으로 인해 남북 갈등, 남남 갈등, 생존권 위협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대북전단 살포도 이와 마찬가지로, 갈등만 유발하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랙터를 몰고 온 주민 전 모(81)씨도 "전단 뿌리는 것 때문에 군에서 비상을 한번 걸면 일을 할 수가 없어 피해가 크다"며 "전단을 뿌린다면 무조건 막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한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인들의 모임인 (사)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 회원들은 오전 10시 임진각에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전단 살포는 통일을 위한 것이 아니라 5천만 국민에 불안감을 주는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들은 "1천여 개 남북경협 기업인들의 피눈물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정부가 나서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기업인협의회도 낮 12시 30분 예정된 기자회견이 여의치 않자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해치는 대북전단 살포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취재진에 배포하고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경찰은 양 측간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임진각 주변에 14개 중대를 배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찰은 또 가스통 적재 차량 뒷편에서 전단과 풍선을 훼손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를 긴급체포해 연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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