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여행자의 지루한 모험 '코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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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여행자의 지루한 모험 '코블러'

  • 승인 2015-03-30 13:54
미국 뉴욕의 한 구시가지에서 작고 허름한 구두수선 가게를 4대째 운영하는 맥스(애덤 샌들러 분)는 딱히 낙이 없다.

주변을 둘러봐도 그의 옆에는 거동이 편치 못한 연로한 어머니와 툭하면 피클 한 병을 권하는 수다쟁이 이발사 아저씨뿐이다.

맥스는 어느 날 수선 기계가 고장 나자 창고에 버려져 있던 오래된 기계를 꺼내온다. 100년도 더 묵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기계다.

작업을 마친 구두를 무심결에 신은 맥스는 구두 주인으로 변하는 마법을 경험한다. 맥스는 사람들이 맡긴 수십 켤레 신발로 갖가지 변신을 시도한다.

큰돈을 마련하려고 조직폭력배로 변신한 맥스는 예기치 못한 사건들과 엮이면서 곤경에 처하게 된다.

토마스 매카시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구두를 신으면 그 구두 주인으로 변한다는 상상력이 돋보인다.

감독은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기 전까지는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는 인디언 속담을 접하고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수선 기계에 얽힌 전설을 보여주는 영화 오프닝은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1571~1610) 그림이 떠오를 정도로 근사한 화면으로 우리의 마음을 빼앗는다.

노인으로, 조직폭력배로, 초등학생으로, 뭇 여인의 시선을 받는 인기남으로 변신하는 맥스를 보면서 관객 또한 '내가 구두여행자가 된다면' 하는 상상에 이르기도 한다.

아찔한 몸매를 지닌 모델의 남자친구로 변신한 맥스가 정작 큰일을 치르려는 순간 구두를 벗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황급히 도망치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진다.

코블러의 변신까지는 무난하게 흘러가던 영화는 이후 범죄 스릴러와 가족극, 로맨틱 코미디, 사회고발극을 정신없이 오가면서 이야기의 탄력을 잃는다.

영화의 가장 약점은 종잡을 수 없는 전개 속에서 코미디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특히 오래전 가족을 두고 홀연히 사라진 아버지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에서는 다른 아이디어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4월 8일 개봉. 15세 관람가. 94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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