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살롱]색채와 리듬… 그의 그림은 마치 음악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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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살롱]색채와 리듬… 그의 그림은 마치 음악 같았다

[백영주의 명화살롱]파울 클레 '붉은 조끼'

  • 승인 2015-08-26 15:13
  • 백영주 갤러리 ‘봄’관장백영주 갤러리 ‘봄’관장
▲ 클레 '붉은 조끼',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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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 '붉은 조끼', 1938

스위스는 아름다운 자연환경 아래 가장 평화로운 나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그들의 ‘예술에 대한 사랑’이다. 수도 베른 외곽에 있는 ‘파울 클레 센터’는 위대한 예술가 클레를 기리는 곳으로, 음악을 사랑하고 이를 작품에도 섞어낸 그의 일생을 흐르는 물결 모양의 건축물로 담아내었다.

클레의 작품은 구상적·추상적 미술양식 모두를 따르고 있기에 어느 특정 미술 사조에 속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는 작품에서 엄격한 입방체와 점묘법, 그리고 자유로운 드로잉을 실험했으며, 모든 미술 사조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청기사파, 뮌헨 신분리파, 청색 4인조, 바우하우스 등의 미술 모임과 관계를 맺기도 했지만 항상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다.


음악가 집안서 태어난 클레, 어려서부터 음악과 미술에 뛰어난 재능
많은 그림 음악적 구조로 정돈… '음악' 그림 이해하는 하나의 열쇠
'리듬'통해 규칙적인 것들과 불규칙적인 것들 사이의 균형 잡아줘



그는 표현주의, 입체파, 초현실주의 등 여러 다양한 예술 형태를 받아들였으며 선과 형태, 그리고 색채의 탐구에 몰두해 때로는 어린아이의 그림과 같은 단순하고 소박한 모습을, 때로는 모든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영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클레는 수준급의 바이올린 연주자였고 부인도 피아니스트였다. 부부끼리 바흐나 모차르트, 베토벤의 소나타를 듣고 연주하는 것이 취미였는데, 음악이 클레의 그림을 이해하는 하나의 열쇠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20년대에는 <빨강의 푸가> 같은 많은 작품들을 음악적인 구조로 정돈했으며 이는 마치 악보 위에 음표들을 배열하듯이 색채들의 정확한 배열을 보여주었다. 클레에게 리듬이란 근원적인 요소였다. 그것은 단순한 반복을 넘어 규칙적인 것들과 불규칙적인 것들 사이에 균형을 잡아주었다.

클레의 작품 중 <붉은 조끼>는 어린아이 같은 소박하고 천진난만해 보이는 화풍 속에 많은 오브제를 집어넣었다. 중앙의 단추를 단 조끼를 입은 소년의 모습은 활기차다. 소년의 왼쪽에는 새가 있고, 소년은 동물로 추정되는 무언가를 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년의 밑에는 틀 안에 갇힌 다른 이의 얼굴이 보이는데, 그 얼굴 위에는 소년이 타고 있는 동물과 비슷한 형태가 자리 잡고 있다. 다시 소년의 옆으로 돌아가면 새의 오른쪽에는 느낌표가 있고, 아래쪽에는 춤추는 두 사람이 위아래로 겹친 형상이 있다.


▲ 클레 '빨강의 푸가',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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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 '빨강의 푸가', 1921

어린아이처럼 소박하고 천진난만해보이는 화풍, 기분 좋아지는 밝은 색채
리듬타며 춤추는 듯한 오브제들… 클레 작품 중 가장 실내 인테리어에 애용



리듬을 타며 춤추는 듯한 그림 속 오브제들은 규칙적인 것 같아 보이지만 불규칙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데, 이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리듬이다. 단순하면서도 기분 좋아지게 하는 밝은 색채의 <붉은 조끼>는 클레의 작품 중 가장 실내 인테리어에 자주 애용되는 작품인데, 그 답은 간단하다. 바로 색채와 리듬이었다.

클레의 전 작품 중 40%를 전시 중인 파울 클레 센터는 단순히 명작 감상에만 그치지 않고 관람객들이 실제 체험을 통해 감동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직접 소리와 색깔 등 감각을 표현해 볼 수 있게 마련한 공간이 돋보였다. <붉은 조끼> 속 소년이 머금었던 웃음과 춤사위도 관람객들에 의해 재탄생되고 있을 것이다.

백영주 갤러리 ‘봄’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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