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일본 과거사 안내판 재설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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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일본 과거사 안내판 재설치하라”

25년 교류 자매도시 '日 텐리시'에 촉구

  • 승인 2015-09-03 13:31
  • 신문게재 2015-09-04 11면
  • 서산=임붕순 기자서산=임붕순 기자
최근 일본의 아베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을 담은 안보법안 처리를 강행하고 자민당에서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제안서가 제출되는 등 일본의 과거사 반성에 관한 문제가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서산시가 지방정부 교류 차원에서 이러한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서산시는 지난 1991년부터 일본 나라현에 위치한 텐리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행정연수와 학생교류 등 25년 간 행정과 문화교류를 지속해 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텐리시 시립공원 내의 한 안내판 철거 사실이 알려져 문제가 된 것.

지난 1995년 텐리시와 텐리시 교육위원회에서 옛 야마토 해군항공부대 야마토기지(통칭 야나기모토 비행장) 유적지에 설치한 이 안내판은 1944~1945년 야나기모토 비행장 건설 당시 “많은 조선인노동자가 동원이나 강제연행에 의해 끌려와 혹독한 노동상황에서 일했다”, “위안소가 설치되어, 그곳에 조선인 여성이 강제연행된 사실도 있다”는 설명이 기재되어 있었다.

텐리시에는 이 안내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일부 시민들의 문제 제기가 접수 되었고, 이에 따라 '강제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고, 안내판을 설치해두면 시의 공식견해로 오해 받는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안내판을 철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안내판은 1991년 일본의 교직원을 중심으로 한 '나라현에서의 조선인 강제연행 등에 관한 자료를 발굴하는 모임'에서 발행한 '조선인 강제연행과 텐리 야나기모토 비행장'이라는 책자에 근거해 설치된 것으로, 이 책자에는 비행장 건설에 종사한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의 피해자 증언 등이 수록되어 있었다.

최근 안내판 철거 사실을 알게 된 서산시는, 자체조사를 통해 진상을 확인한 후 고심 끝에 텐리시에 재설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문을 지난 2일 발송했다.

이완섭 시장은 “25년간이나 우호교류를 지속해 온 자매도시에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한 요구서한 발송 결정이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며 “진정한 우호교류란 서로의 과거와 현재 모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기초한 상호존중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생각해 이번 조치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텐리시는 2001년 역사왜곡교과서 불채택을 선언하고, 서해안 기름 유출사고와 태풍 곤파스 피해 당시에 성금을 보내오는 등 서산시에 각별한 우정을 표시해왔으며, 또한 서산시는 최근 시민단체의 주도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사업이 추진되는 등 평화와 인권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했었다.

이 시장은 “오랜 자매도시인 텐리시가 올바른 결정을 내려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양 시의 우호교류가 한·일 지방정부 교류의 모범이 되고, 나아가 한·일 양국의 역사 바로 세우기에도 일조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산=임붕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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