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독일 뮌스터 전시회 '호평' 받은 최영근 작가

  • 사람들
  • 휴먼

[휴먼]독일 뮌스터 전시회 '호평' 받은 최영근 작가

신의 솜씨 '漆<칠> 예술' … 독일인 눈에 꽂혔다 세계 최대 화학기업 박물관서 내년 2월 7일까지 전시

  • 승인 2015-11-12 13:26
  • 신문게재 2015-11-13 22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휴먼스토리]'한국 현대칠예술 대가' 최영근 전 한남대 부총장

'한국 현대칠예술의 대가'인 최영근 전 한남대 부총장의 작품이 독일 뮌스터에 있는 세계 최대 화학기업 바스프(BASF) 소속인 칠예 박물관(관장 모니카 코플린 박사)에서 개최되고 있는 '한국 현대 칠예술의 위치' 전시회에서 독일 현지인들로부터 대호평과 찬사를 받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독일 뮌스터에서 전시 개막식을 마치고 귀국한 최영근 교수를 만나 이번 특별전시회의 의미와 현지 반응, 최 교수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풍부한 감성을 바탕으로 이성적 작품을 한다고 알려진 최 교수는 만산홍엽의 단풍이 아름다운 이 계절에 대해 “11월은 풍성한 10월과 12월의 분주하고 들뜬 분위기에 가려 주목받지 못한 숨겨진 달인 것 같지만 사실 11월의 단풍이 10월보다 더 농염하고, 휴식과 회상, 따뜻한 회색을 지닌 세련되고 철학적인 계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뮌스터 칠예박물관에서 '한국 현대 칠예술의 위치'를 주제로 특별전시회

지난달 25일부터 내년 2월7일까지 독일 뮌스터의 칠예박물관에서는 '한국 현대 칠예술의 위치'를 주제로 특별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중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우리 지역이 자랑하는 예술가인 최영근 교수를 비롯해 정해조, 정영환, 정용주, 김설, 김성수, 이화진, 이은희, 문영식 작가 등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꼽힌 최영근 교수는 “이번 독일 뮌스터 특별전시회의 오픈식에는 칠예박물관 소유자인 BASF 토마스 하트만 사장, 모니카 코플린 칠예박물관장 등 독일의 많은 내빈과 본 주재 권영세 영사, 박지영 한국국제교류재단 베를린 소장, 서봉석 뮌스터 한인회장, 이 아브라함 목사 등 한인 내빈들이 참석해 축하해주셨다”고 말했다.

이 특별전시회를 주최한 세계적 화학기업 바스프가 소유한 칠예박물관에는 동남아시아와 유럽, 이슬람 등 동서양으로부터 수집된 독특한 칠 예술품들이 전시돼 있다.

세계적인 도료회사로 알려진 바스프 소유의 칠예박물관은 단순히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수집한 작품을 정기적으로 전시하고 있고, 특별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전시 작품 중에는 20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예술품도 포함돼 있다.

독일 뮌스터 칠예박물관 전시회에서 이번에 선보이고 있는 작품들은 한국 현대 옻칠 예술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로, 다양한 한국 전통 옻칠 기법을 적용하면서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영근 교수는 “자동차를 포함한 산업용 화학도료 생산업체인 바스프가 수 천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동양의 천연 칠 문화에 관심을 갖고 박물관을 설립해 칠 예술품의 수집과 기획전을 개최하는 모습을 보면서 타 지역의 문화라 할지라도 자신의 기업과 관련된 것이라면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정신에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과 2013년 칠예박물관에서 개최한 '한국의 옻칠 예술:미적인 완벽성' 전시회의 책임자였던 파트리시아 프릭 박사는 “그 당시 전시회와 카탈로그가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에 한국 옻칠 작품에 대해 더욱 심도있게 조명하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칠예박물관 소유주인 바스프의 코팅 사업부문은 예술분야에서의 칠 사용을 프로모션해 다양한 문화적 측면을 연결시키고 있다.

프릭 박사는 “한국 방문과 한국 내 국제 행사 참석을 통해 한국의 옻칠 예술가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며 “이번 전시회에서는 다양성과 연속성뿐만 아니라 혁신, 현대와의 관련성 및 전통 예술기법의 현대적 해석 등 다양한 측면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릭 박사는 특히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두 가지 기준을 갖고 전시 참여 예술가들을 선정했다”며 “첫 번째 기준은 옻칠 작품을 구성하고 마무리하는데 있어서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함과 동시에 자신만의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스타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한국 옻칠 예술의 모티브와 형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전통적인 기법 중 자개로 상감하는 기법인 '나전칠'과 '건칠(Dry Lacquer)' 기법이 있는데, 이번에 선정된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에는 이 두 가지 기법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최영근 교수는 “이번 특별 전시회는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 일부 후원을 받았다“며 “한국 현대 칠예술의 아름다움과 장인정신을 독일에서 선보이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베트남, 미얀마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옻칠이 발달해 왔는데 옻칠은 옻나무 수액을 받아서 칠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서양에는 전통적으로 옻칠문화가 없는데도 아시아의 칠예술 작가들을 초청해 특별기획전을 하는 이들이 놀랍다”는 최 교수는 “박물관 운영위원들 수 십 명을 대상으로 공식 오픈 하루 전 미리 전시 설명회를 갖는 플레오프닝에서 독일 현지인들의 관심이 대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모니카 코플린 박물관장은 제 작품을 보고 정신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에서 완벽한 작품이고, 전통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내주었다”고 소개했다.

▲최영근 교수 작품 전시의 의미와 성과

최영근 교수는 “이번 독일 뮌스터 전시는 한국 전통미술가운데 매우 중요한 분야인 칠예술의 현대화작업에 20여년이 넘도록 천착해온 결과를 확인하는 의미있는 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대전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 할 때 안방과 부엌에 있던 재료를 우주공간으로 끌어올린 작품이라는 도슨트의 설명을 들었는데 새로운 미감을 찾아 나선 것에 대한 공감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이번 전시를 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1년 전부터 이번 특별전시를 위해 칠 박물관 큐레이터 2명이 독일에서 한국까지 출장을 와서 제 작업실을 방문해 작품을 직접 확인하고 철저하게 전시를 준비하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출장 중에도 원칙에 따라 업무에 충실한 큐레이터였던 파트리샤 프릭 박사와 정순심 박사의 업무태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독일 일간지의 평가

독일 일간지 베스트펠리쉐 통신의 게르하르트 코흐 기자는 지난 10월 24일 토요일자 신문 '빅뱅을 위하여 인내를 가지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광택을 빛내는 전시 작품들 중에 최영근 작가의 작품이 단연코 최고의 인상을 주고 있다. 그의 대형의 작품들은 우주적, 영적인 차원을 갖고 있다. 수작업, 명상적임, 그리고 개성적임, 부지런함이라는 단어는 여기서 전적으로 불충분한 표현이다.

누구라도 수년에 걸치는 그의 작품들의 제작기간을 마음에 그려본다면 작가가 자신의 창작을 위하여 분명히 가져야만 하는 저 깊은 정적과 그칠 줄 모르는 인내가 자신에게 혹시 생길 수 있을지 모른다. 이것은 바로 명상적인 집중의 힘이기도 하다. 최영근은 인내와 집중의 대가임에 틀림이 없다. 작품 '탄생-빅뱅'을 위하여 작가는 가루와도 같은 조그만 자개 박편을 색 명암에 따라 구분해 한 개 한 개 칠판에 붙였다.'

▲뮌스터 전시 오픈과 프레오픈에서 관람자들의 최영근 교수 작품에 대한 평가

최영근 교수는 이번 전시에서 20여년에 걸친 그의 역작으로, 창세기를 소재로 한 시리즈물들을 선보였다. '빅뱅', '신의 지문', '태초의 에너지', '첫째 날의 빛', '빛-별들의 길', '태초의 울림 ', '태초의 바람 '등이 그것이다. 칠예박물관 관장 모니카 코플린 박사는 “작품의 정신적인 면과 기술적인 면에서 완벽한 작품이며 전통에서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어떤 관람객은 “작품의 구상에서 완성까지 전 과정이 매우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최 교수의 작품 '빅뱅'은 우주 탄생의 이미지를 아주 잘 표현한 놀라운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최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제 작품들의 작업 기간을 매우 궁금해 하였는데 이번에 독일 뮌스터에서 전시중인 작품 7점은 근 20여년에 걸쳐 제작된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20여년에 걸친 역작들을 보면서 현지 언론은 “우리는 하늘의 별을 다 헤아릴 수 없고, 모래알도 다 헤아릴 수 없다, 별과 모래와 같은 가루를 하나하나 붙여가면서 작품을 완성해가는 그의 끈기와 명상적인 태도와 부지런함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옻칠이 갖는 다양한 표현 가능성은 현대 미술에서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는 한국조형문화의 아이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비록 작품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격으로 인해 팔리기 어려워 경제적인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작품 하나를 남기더라도 가치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일본 최고의 원로작가인 오오니시 교수와 중국 최고의 원로 작가인 교십광 교수께서 2013년 2월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제 개인전에 참관하러 오신 것에 대해 크게 의미있는 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작가에 따라 작업에 임하는 입장은 다르겠지만 국가 간의 비교와 선의의 경쟁은 작업의 내적 동기와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예술가로서의 고고한 기개와 기품이 느껴지는 최 교수는 “전통을 벗어난 새로운 작품, 역사의식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공감을 얻고 인정받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며 “이 시대를 사는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훗날에도 참고가 될 만한 것을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대담·정리=한성일 취재3부 부국장 hansung007@

사진=최영근 교수측 제공

● 최영근 교수는…

1948년 청양 출생으로 충남고와 홍익대 미술대학 응용미술과, 홍익대 미술대학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한남대 미대 설립의 산파 역할을 했다. 한남대 미대 디자인학과 교수와 문과대학장, 초대 미술대학장,, 기획처장, 부총장, 중국 청화대학교 심천대학원 겸직교수, 서울시 문화재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본사 이동훈 미술상 운영위원회 부위원장과 청주시문화산업재단 이사로 활동 중이다. 충남도 미술전람회 최고상, 제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공예부문 대상, 일본의 이시카와 국제전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았다. 신세계 미술관, 대전 이안갤러리, 서울 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수십여 차례 국내외에서 초대전을 가졌고, 한중일 칠예전을 비롯해 많은 단체전에 참여했다. CI 디자인 작품으로 한국표준연구소 심벌 디자인, 선양주조 주식회사 CI, 충청은행 CI, 대전시 CI, 한밭개발공사 심벌 디자인, 한남대학교 CI, 대덕구청 CI, 서구청 CI 등이 있다. 환경조형물로는 한국조폐공사 화폐박물관 조형물, 한국조폐공사 분수대 디자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조형물,, 충청은행 본점 조형물, 계룡시 상징조형물, 유성 스파피아 호텔 조형물 등을 제작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MBTI로 성격·직업 찾기 진행
  2. 교사 보직·담임 수당 인상했지만… 교원들 "업무부담엔 턱없이 부족"
  3. 단국대 K-웰니스·힐링 미래전략연구소, 충남지역 치유와 사회적 농업 발전 견인
  4. 임현택 의사협회장 당선인 "생계곤란 전공의에 성금 조기지원"
  5. 언론사 제작 다큐, 칸영화제 레드카펫 밟는다… 한국 역사상 최초
  1. [루나점핑 피트니스]이 음악 알면 OO세대? 리바운드 응용동작, 잭
  2. 10억 이상 부자들 추가 투자 자산 1위 '부동산'
  3. 제1회 근로자의날 슈퍼콘서트, 충남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개최
  4. "대전 생활임금제 적용 대상 더 확대돼야"
  5. 대전서 열리는 두번째 대한민국 과학축제 첫날 '북적'… 각종 체험 인기

헤드라인 뉴스


대전 갑천에 원인불명 기름띠… 어패류 폐사 등 피해는 없어

대전 갑천에 원인불명 기름띠… 어패류 폐사 등 피해는 없어

대전 유성구 문지동 일대 갑천에서 기름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유출돼 관계기관이 조사 중이다. 26일 유성구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께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로 문지동 일대 갑천에 기름띠가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구에서 현장 출동을 했다. 대전시와 유성구, 금강유역환경청 등 유관기관은 방제작업을 위해 기름띠 주변에 방제선을 설치한 상태다. 어패류 폐사 등 피해는 없었다. 유성구 관계자는 "현장을 살펴본 결과 얇은 유막이 있었는데, 경유처럼 냄새가 나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하천 중간에서 시작되는 상황이라서 배출구를 통해서 나온 것은 아..

[날씨] 이번 주말 낮 기온 30도 육박…이른 무더위
[날씨] 이번 주말 낮 기온 30도 육박…이른 무더위

이번 주말인 27일과 28일 대전·세종·충남은 낮 기온이 30도까지 올라 초여름 날씨를 보이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기온 5~9도, 최고기온 18~21도)보다 높겠고, 내륙을 중심으로 27일까지 낮 기온이 25도 이상, 28일은 30도 가까이 올라 덥겠다. 26일 낮 최고기온은 대전 26도·세종 26도·홍성 25도 등 22~27도가 되겠다. 27일 아침 최저기온은 대전 11도·세종 10도·홍성 9도 등 8~11도, 낮 최고기온은 대전 28도·세종 27도·홍성 26도 등 23~28도가 되겠다. 28일 아침 최저..

류현진 100승 재도전 실패의 의미...한화이글스, 반등 가능할까
류현진 100승 재도전 실패의 의미...한화이글스, 반등 가능할까

한화이글스가 최근 거듭된 악재 속 연패까지 기록하면서, 리그에서의 순위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침체한 팀 분위기 속 최원호 감독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4월의 마지막 일정을 통해 한화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시점에서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류현진의 프로야구 KBO리그 개인 통산 100승 재도전의 실패다. 류현진의 100승 기록 달성은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쉽게만 보였던 도전 과제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4월 24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봄 농사로 바쁜 농촌 봄 농사로 바쁜 농촌

  • 충청권 광역 응급의료상황실 방문한 한덕수 총리 충청권 광역 응급의료상황실 방문한 한덕수 총리

  • 지하식 소방용수 인근에 쌓인 건설폐기물 지하식 소방용수 인근에 쌓인 건설폐기물

  • 한자리에 모인 대전 신기술 개발제품 한자리에 모인 대전 신기술 개발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