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살롱]우연히 만든듯… 자연 그대로를 담은 곡선

  • 문화
  • 백영주의 명화살롱

[명화살롱]우연히 만든듯… 자연 그대로를 담은 곡선

[백영주의 명화살롱]장 아르프 '머리'

  • 승인 2015-11-25 16:10
  • 백영주 갤러리 ‘봄’관장백영주 갤러리 ‘봄’관장
▲ 아르프 '머리', 1924
<br />
<br />
▲ 아르프 '머리', 1924


새해에는 누구나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목표를 세우곤 한다. 필자 역시 지나간 해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있다. 시작하는 마음가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을 생각해 보니 장 아르프의 <머리>가 떠올랐다. 자연 원형 그대로의 이미지를 따온 그의 원초적인 작품이야말로 막힘없는 역동적인 시작에 걸맞을 것이다.


시인 겸 미술가… 독일 출신으로 프랑스 아카데미 오가며 미술 공부
청기사·다다이즘·초현실주의 운동 등 참여하다 '추상·창조'그룹 활동
다양한 이력 끝에 독자적인 길 개척… 회화·부조 거쳐 '환조'에 이르러



시인 겸 미술가였던 장 아르프는 독일과 프랑스의 아카데미를 오가며 미술을 공부했다. 1912년에는 독일 표현파의 청기사(靑騎士) 운동에 참가하였고, 제1차 세계대전을 피해 건너간 스위스에서는 시, 삽화, 콜라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반(反)문명적, 반합리주의적 예술운동인 ‘다다이즘’을 선도했다.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은 예술 작품”이라고 선언한 그는 독일에서 에른스트와 함께 콜라주로 다다 운동을 전개했다. 1925년에는 파리의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가하고, 1930년 추상파 단계인 ‘추상·창조’ 그룹에 들어가는 등 다양한 이력을 쌓은 끝에 독자적인 길을 개척했다. 회화에서 부조를 거쳐 환조에 다다른 것이다. 다다와 추상미술을 결부시키는 특이한 입장에서 다채로운 활동을 전개했다.

1924년에 자연을 근본적인 원형으로 보고 유기적인 형태로 표현한 <머리>는 이때쯤 처음 논의된 생물형태주의를 반영했다. 색채나 형태가 인공보다는 자연의 곡선을 취하고 있다. 거의 아무 의미가 없어 보이는 작품들을 즉흥적, 무의식적으로 만들곤 했다.


▲ 아르프 '여인의 토르소', 1953,
▲ 아르프 '여인의 토르소', 1953,

1924년 '머리' 처음 논의된 생물형태주의를 반영… 자연의 곡선 취해
초현실과 추상주의 중간인 '유기적 추상'… 근원적 인간의 생명력 표현
세부묘사 없는 원초적 형태의 작품들, 후안 미로 등 많은 예술가에 영향



그의 조각은 극도로 단순화되었지만 초현실주의와 추상주의의 중간인 ‘유기적 추상’으로 활력이 넘치는 근원적인 인간의 생명력을 표현했다. 이런 이유로 아르프는 추상예술 대신 ‘구체예술(아르 콩쿨레)’이라는 명칭을 스스로의 작품에 즐겨 썼다. 조각과 회화의 중간에 있는 듯한 조각들이 아르프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단순한 형태와 경쾌한 선에 의한 아름다움을 추구한 그는 논문 《나의 도정》, 시집 《공기 의자》, 《꿈과 계획》 등을 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조각에서의 대표작으로는 <여자의 토르소>, <구름의 양치기> 등이 있다. 아르프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스위스에서 활동하였고, 전후에도 많은 회화와 조각을 발표하고 개인전을 여는 등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수정이나 세부묘사 없이, 우연히 만든 듯 원초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 아르프의 작품은 후안 미로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백영주 갤러리 ‘봄’관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집현동 공동캠퍼스 '9월 개교'...차질 없이 한다
  2.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
  3. 가수 영호 팬클럽 '이웃위해' 100만원 기탁
  4. [2024 충청총선]더민주-국민의힘-조국까지 대전 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표정
  5. [총선리포트] 강승규 "양 후보는 천안 사람" vs 양승조 "강, 머문기간 너무 짧아 평가조차 못해"
  1. 세종시 호수공원 일대 '미술관 유치' 본격화
  2. 2025학년도 수능 11월 14일… 적정 난이도 출제 관건
  3. [총선리포트] 양승조·강승규, 선거유세 첫날 '예산역전시장' 격돌한다
  4. [WHY이슈현장] 고밀도개발 이룬 유성, 온천 고유성은 쇠락
  5. 내년 폐쇄 들어가는데…충남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은 어디로?

헤드라인 뉴스


충청 청소년 10명중 4명, 주 5일 이상 아침 거른다

충청 청소년 10명중 4명, 주 5일 이상 아침 거른다

대전·세종·충남·충북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일주일에 5일 이상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상승했던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다소 줄어들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이 28일 발표한 '2023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충청권 4개 시도를 비롯해 전국 중·고등학생의 주5일 이상 아침 식사 결식률은 모두 증가했다. 2022년 전국평균 39%에서 2023년 41.1%로 1.1%p 증가한 가운데 대전은 2022년 38.8%에서 41.4%로, 세종은 35.3%에서 40%로, 충북은 38.6%에서 4..

[WHY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WHY이슈현장] 고밀도 도시개발 이룬 유성… 온천관광특구 고유성은 쇠락

대전유성호텔이 이달 말 운영을 마치고 오랜 휴면기에 돌입한다. 1966년 지금의 자리에 문을 연 유성호텔은 식도락가에게는 고급 뷔페식당으로, 지금의 중년에게는 가수 조용필이 무대에 오르던 클럽으로 그리고 온천수 야외풀장에서 놀며 멀리 계룡산을 바라보던 동심을 기억하는 이도 있다. 유성호텔의 영업종료를 계기로 유성온천에 대한 재발견과 보존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유성온천의 역사를 어디에서 발원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온천지구 고유성 사라진 유성대전 유성 온천지구는 고밀도 도시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면서..

진격의 한화이글스… 안방 첫 경기 승리 기대
진격의 한화이글스… 안방 첫 경기 승리 기대

한화이글스가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면서 29일 예정된 대전 홈 개막전에 대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돌아온 괴물' 류현진이 안방에서 팬들에게 화끈한 선물을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는 올 시즌 첫 개막전에서 LG트윈스에 패배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27일까지 3경기 연속 연승가도를 달리며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탄탄해진 선발진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선발부터 흔들리며 이기던 경기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한화이지만, 올해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경기력으로 입증하고 있다. 펠릭스 페냐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표심잡기 나선 선거 운동원들 제22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표심잡기 나선 선거 운동원들

  • 중구청장 재선거도 치러지는 대전 중구…표심의 행방은? 중구청장 재선거도 치러지는 대전 중구…표심의 행방은?

  • ‘우중 선거운동’ ‘우중 선거운동’

  •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 대전과 세종에서 합동 출정식 갖는 충청지역 후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