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영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부원장 |
이제 우리나라의 첨단산업기술과 과학기술 개발은 선진국으로의 도약에 필요한 경제발전과 복지국가 실현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중대한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즉, 그간 기존 선진국 기술을 베끼고 따라가던 모방형/추격형 기술개발 패턴을 벗어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선도형/창조형 기술개발에 대한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단순한 영리 위주의 경제발전 모델을 넘어서 환경을 보전하는 가운데 후대에까지 지속가능한 질 높은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이러한 시점에 지난 10월 19일부터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우리나라의 과학도시 대전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세계과학정상회의가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이 회의에는 76개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단을 비롯하여 민·관·학·연의 글로벌 정상급 인사들을 포함 3,800여 명이 참석하여, 기후변화·빈곤·전염병 등 글로벌 문제 해결 및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과학기술 혁신방안과 글로벌 비전을 논의하였다. 세계과학기술포럼을 시작으로 4일에 걸쳐 OECD 과학기술장관회의, OECD 과학기술정책위원회 총회, 대한민국 과학발전 대토론회 등의 순으로 진행된 행사는 향후 10년간 국제 과학기술 정책 방향을 정하는 '대전선언문'을 채택함으로써 한국이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개회식과 제레미 리프킨의 기조연설에 이어 개최된 과학기술포럼은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글로벌 미래 창조'라는 주제 하에 노벨상수상자, 글로벌 CEO 등 과학기술분야 글로벌 리더들의 통찰로 과학발전의 미래를 예측하고 창조적 경제성장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4대 세부 주제로서 첫째는 과학기술을 혁신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책과 인재의 양성, 둘째는 바이오와 맞춤의료, 차세대에너지, 사물인터넷 등과 같은 첨단과학기술에 의한 미래사회의 변화, 셋째는 과학기술에 기반한 혁신클러스터의 조성과 제조업의 혁신, 문화예술과 과학기술간의 융합을 통한 혁신 등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과 창조경제, 넷째는 기후변화 대응 및 환경보전, 글로벌 공존과 협력과 같은 지속가능하고 세계적인 동반성장을 염두에 둔 과학기술 혁신 등 과학기술이 현재와 미래를 아울러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상호작용할 수 있는 광범위한 영역의 주제들이 다루어졌다. 과학기술포럼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정책제언을 통해 OECD 과기장관회의에 연결됨으로써 OECD 및 아세안 등 주요 국가들의 정책수립에 반영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 행사는 과학기술의 개발과 활용을 위한 전략적 사고의 틀을 국내수준에서 벗어나 세계적 관점으로 확대 발전시키고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성숙된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의미가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가 창조경제 실현의 핵심동력으로써 지대한 비중을 두고 있는 과학기술개발에 대한 혁신 의지를 되새기고, 과학기술개발에 대한 우리의 미래비전을 글로벌 전문가들의 관점에서 새로운 각도로 조명해보는 의미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대전이 대한민국 차원의 과학도시를 넘어서 세계적 명성을 갖는 글로벌 과학도시로써 자리매김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대덕특구 출연연들의 우수성과를 알리고 미래 세대에게 과학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효과도 있었다.
세계과학정상회의와 과학기술포럼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 행사의 결과가 '삶의 질 향상'과 '창조경제 실현'이라는 알찬 결실로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었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민·관·학·연이 전문성과 공공성의 취지하에 역할을 분담하고, 공공부문과 민간의 참여와 투자를 바탕으로 상호협력과 이해의 정신에 따라 각자의 맡은 바를 충실히 실행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염영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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