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병역이행의 키워드 '자긍심과 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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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병역이행의 키워드 '자긍심과 우대'

  • 승인 2015-11-29 13:58
  • 신문게재 2015-11-30 22면
  • 박창명 병무청장박창명 병무청장
▲박창명 병무청장
▲박창명 병무청장
'병역이행은 의무이자 권리이다'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게 된다.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4대 의무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 그 중 핵심인 병역이행이 '의무'라는 것에는 모든 사람들이 동의 할 것이다. 병역이행이 '권리'가 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간혹 발생하는 병역면탈 사건이나, 고위층 인사청문회의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병역관련 문제는 '병역의무는 권리'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병역이행이 권리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병역이행이 자랑스럽고,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우대 받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로마공화정 초기 귀족들은 솔선하여 포에니 전쟁에 참여했고, 16년 간의 제2차 포에니 전쟁 중에는 13명의 집정관이 전사하였다. 집정관은 선거를 통해 선출된 고위공직자로 귀족계급을 대표하며, 로마의 관리 중에서 가장 높은 관직이었다. 또한 로마에서는 병역의무를 실천하지 않은 사람은 호민관이나 집정관 등의 고위 공직자가 될 수 없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와 많은 모습이 다른 로마시대이지만 적어도 이 나라 사람들에게 병역이행은 스스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당당한 권리의 표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들에게 고위 공직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줌으로써 자연스럽게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이 우대받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했다.

대한민국 국적의 남자들은 한창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준비해야 할 시기인 20대 초·중반의 젊은 나이에 병역의무를 이행한다.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2년여의 시간을 국가를 위해 보내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지나친 희생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한민국 젊은이들은 기꺼이 조국의 부름에 응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발생한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인한 긴장상태에 전역을 앞둔 병사들의 전역 연기 요청이 쇄도하고, 예비군들은 국방부 SNS계정을 통해 언제든 전선에 나가 싸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을 보면서 든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지금의 정신을 잊지 않고 병역이행을 할 수 있도록 자긍심을 심어주고, 나아가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들이 우대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대대로 병역의무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병무청에서는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자긍심을 갖고, 더불어 사회에서 우대 받는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병역명문가는 3대가족(조부 및 부ㆍ백부, 숙부, 본인, 형제, 사촌형제 등 조부의 직계 비속남자) 모두가 현역복무를 성실히 이행한 가문을 말한다. 연 1회 선정하는 병역명문가는 해당 연도의 병역명문가 중 병역이행자 수, 총 복무기간 등을 감안하여 최고의 가문에게는 대통령 표창의 영예가 주어진다.

아울러 과거의 우울했던 입영 현장을 밝고 화려한 축제의 장으로 개선하기 위해 현역병 입영문화제를 실시하고 있다. 2011년에 첫 선을 보인 이후 지속적으로 그 규모를 확대해 지금은 각 지방병무청에서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기관과 협조 하여 지역의 특색에 맞는 입영문화제를 진행한다.

이 외에도 영주권 입영자 환영 간담회, 사회복무대상, 동원훈련이수자 우대 협약 등 병역이행자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병역이행자를 위한 실질적인 우대정책을 시행하기에는 아직 까지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더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가장 실효성이 높은 우대 정책 중 하나였던 군 가산점 제도는 위헌 판정을 받고 폐지되었다. 폐지된 이후에도 비슷한 내용의 제도가 몇 차례 논의 되었지만 제도의 시행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는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태에서 언제 전쟁이 재개될지 모르는 휴전상황에 있다. 그리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대북 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국군 장병들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개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병역이행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복무 할 수 있도록 병역이행을 명예롭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이들에 대한 실질적인 우대 정책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들이 하나 둘 쌓여 병역이행이 권리로서 확실하게 자리 잡는 그날 국가 안보는 더욱 튼튼해 질 것이다.

박창명 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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