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불량급식 봉산초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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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불량급식 봉산초뿐일까

  • 승인 2016-07-25 18:32
  • 신문게재 2016-07-26 23면
봉산초등학교 학교급식 진상조사위원회가 25일 밝힌 불량급식 원인은 예상대로였다. 부식재료를 타업체보다 비싸게 납품받거나, 유통기한 만료 직전의 제품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2012년에는 한개 반 이상의 학생들이 밥이 모자라 라면을 먹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정상적인 급식이 이뤄질 수 없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이 학교에 납품된 부식재료 중 타업체와 가격을 비교한 결과 18개 품목 중 14개 품목의 가격이 타업체보다 비쌌다. 가정용 케첩은 타업체보다 89%나 비싸게 구입했고, 그나마 유통기한이 다된 제품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식재료 상당수를 유통기한 만료시점에 가까워 신선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납품받은 것이다. 서부교육지원청이 급식을 점검하는 기간에도 학부모 모니터링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검출되거나 식기 등에서 이물질이 나온 사실도 확인됐다고 한다.

진상조사위는 대전시교육청이 학부모 비대위와 합의 후 17일 뒤에야 조사위원회가 구성되는 등 구성과 활동에 문제가 있었고, 특별감사에 준하는 자료열람권이 없어 납품가격의 적정성 등 조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많은 제약 속에서 벌인 조사활동에서 밝힌 문제점이 이 정도인 것이다. 조사위는 시교육청 특별감사반의 정밀감사를 지켜보고 수사기관에 의뢰할 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교 급식비리는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시교육청의 감사 결과는 급식비리가 어떻게 이뤄지는 지를 보여준다. 값비싸게 계약을 맺은 뒤 싸구려 제품을 납품받거나, 육류를 받고도 검수에 관한 서류를 폐기하는 등 횡령이 의심되는 정황이 나타난다. 식재료 납품업체 선정과정에서 3~5개의 특정업체를 지명하고, 수년 간 이 업체들만 입찰에 참여시키는 부당계약 사례도 다반사다.

서울 충암중·고 급식비리는 정치권까지 나서 엄정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이 학교는 부당한 수의계약과 식자재비 허위 청구 등 급식회계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교육청은 의지를 갖고 봉산초 외 불량급식 학교가 더 없는지 철저히 조사, 먹는 것을 갖고 '장난'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급식비가 줄줄 새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교육을 기대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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