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훗카이도 자연의 영롱함, 오르골처럼 마음 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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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훗카이도 자연의 영롱함, 오르골처럼 마음 울리네

  • 승인 2016-10-19 14:52
  • 신문게재 2016-10-21 9면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주말여행]일본 홋카이도

지난 4~7일 한국편집기자협회 해외간사 세미나의 일원으로 일본 최북단 홋카이도(이하 북해도)를 다녀왔다. 북해도는 일본의 커다란 4개 섬 중 2번째로 큰 섬으로 그면적은 남한의 약 85%에 달한다고 한다. 넒은 면적에 비해 인구수는 서울인구의 절반정도인 540만명 정도다. 원래는 원주민인 아이누족 삶의 터전이었지만 명치유신 이후 개척이라는 미명하에 개발이 본격화됐다. 수치나 지명 등은 현지 가이드의 설명을 기반으로 작성된 것으로 사실관계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여행의 참고자료로 이해하기를 당부한다. <편집자 주>

▲1일차=치토세 공항에서 마주친 날씨는 다소 쌀쌀했다. 남한보다 북쪽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으로 긴팔옷에 입은 점퍼가 필요했다.

숙소인 조잔케이는 온천관광지로 일본인은 물론 한국, 중국 등에서 온천욕객의 발길이 이어진다는 명소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객실은 일본전통의 다다미 방이었지만 온천탕은 시설이 크다는 점을 빼고는 우리나라 사우나 시설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었다. 온천물도 유황 성분이나 철분 등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없었다. 현대적 시설로 일본 특유의 온천 분위기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이 일본이라는 사실을 느끼게 한것은 까마귀였다. 까마귀가 야행성 동물인지는 모르겠지만 밤새워 까악, 까악 울어대는 통에 숙면을 방해받았다. 삼족오(발이 세계인 까마귀)는 일본 건국신화에서 일왕의 길을 안내했다 해서 길조로 사랑받는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 축구 대표 팀의 상징이 호랑이라면 일본 축구 대표 팀의 유니폼에는 삼족오가 자리한다고 한다.

뒤늦은 수면은 늦잠으로 이어져 아침 일정을 바쁘게 만들었다. 빼어나다는 산책길을 구경도 못해보게 만들어 '망할 놈의 까마귀'라는 말로 아쉬움을 달랬다.

▲2일차=산의 형상이 일본 최고의 명산이라는 후지산과 비슷해서 북해도의 후지산이라고 불리는 화산섬 요테이산을 찾았다. 버스 창가로 멀리 보이는 요테이산은 원추형으로 웅장했다.

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요테이산을 수원으로 약수로 유명한 후쿠다시공원. 손바닥에 담아 한모금 마신 물맛은 시원, 상쾌했다. 누적된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씻겨내려 가는 듯하다. 맑고 깨끗한 물과 울창한 거목으로 둘러싸인 아기자기한 주변풍경은 일본의 전형적인 정원을 옮겨다 놓은 듯하다.

이곳은 하루 용출량이 8만t에 달할 정도로 수량이 풍부하다. 미네랄이 풍부한 음용수로 일본 명수 100선에 들어있다고 한다. 공원가게에서 물을 용기에 담아 판매도 한다. 수학여행을 온 현지학생들을 마주친 것만으로도 현지인이 즐겨 찾는 최고의 용천수라는 말이 이해가 됐다. 이번 여정 중 스쳐가듯 짧은 시간동안 머물었지만 최고의 여행장소로 기억에 남는 곳이다.

힐링의 장소 후쿠다시공원 용천수를 뒤로하고 1시간 30여분을 이동해 도야호수에 도착했다. 동서로 11킬로미터 남북 9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원형의 호수로 화산의 폭발로 움푹 패인지형에 물이 고였다. 호수에는 몇개의 섬이 있고 그중에는 사슴섬이 있다고 했지만 눈으로 확인은 못했다.

잔잔한 수면을 미끄러지듯 운행한 유람선서 만난 갈매기떼는 곡예비행을 선보여 일행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과자를 던져주면 수면에 떨어지기 전에 받아먹는 꼴이 꼭 서커스의 장면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 특히 한 마리는 풍성한 몸매로 시선을 모았다. 다른 새들은 유람선을 따라 날며 던져주는 과자를 받아 먹었지만 이놈만은 난간에 앉아 과자를 요구했다. 마치 날기가 힘들어 귀찮다는 듯이.

이어 2000년 폭발 등 20세기 들어 4번이나 분화를 했다는 활화산 우수산을 찾았다. 로프웨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니 도야호수와 쇼와신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쇼와신산은 지금도 융기하고 있는 해발 400여 미터의 나지막한 산으로 뜨거운 지표로 정상 부근은 초목이 자라지 못해 속살을 드러낸 민둥산이다. 눈앞에서 진행형인 화산활동을 보니 신기했다. 이곳을 마지막으로 숙소인 삿포로로 이동했다.

▲3일차=삿포로시는 북해도의 도청소재지다. 북해도 개척시 미국인의 도움으로 건설한 계획도시로 보스톤시를 모방했다고 한다. TV탑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시가지는 바둑판처럼 구획이 나눠져 질서정연했다. 옛 도청사는 붉은 벽돌 250만개로 건설된 건축물로 개척시대의 역사적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이어 찾은 곳이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진 오타루다. 20세기초 무역항으로 번성하던 시기의 역사적 산물인 운하가 첫눈에 들어온다. 당시 화물 하선 작업을 손쉽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된 소규모 운하다. 운하를 따라 늘어선 창고들은 지금은 유리 공예품 상점이나 음식점으로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오르골 전시장으로 이동하던 중 고 배우 박용하의 사진과 친필사인을 전시한 초밥집을 마주쳐 잠시 회상에 젖었다.

이곳 오타루에서 빼놓을 수없는 명물이 오르골 전시장이다. 이곳은 수만점에 달하는 오르골을 전시·판매한다. 각양각색의 오르골을 구경하는 재미는 특별하다. 하지만 가격은 생각보다 고가였다. 아름답고 화려해 선물용으로 구입욕구를 자극했지만 선뜻 지갑을 열 수 없었다. 일행중에는 “와이프의 허락을 받고 살수 있는 가격”이라며 “허락없이 구입했다가는 혼날 확률이 100%”라고 단정적으로 말한다. 대다수 일행들도 구입보단 눈으로 즐기는데 만족했다. 오타루에서는 각자 1천엔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하는 미션이 시행됐다. 유명 관광지라 이름난 음식점도 많았지만 예산의 압박으로 라멘을 선택했다. 음식점의 인기 1위 메뉴라는 간장라멘을 주문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너무 짜서 먹기에 부담스러워 대부분 남기고 말은 것. 가이드의 설명에 의하면 일본사람들은 바다의 맛이라 해서 짭쪼름한 것을 즐기다고 한다.영화 러브레터의 눈덮인 오타루를 회상하며 삿포로시로 발길을 돌렸다.

▲4일차= 아침부터 일정이 꼬였다. 귀국 항공편이 연착을 한다는 소식에 일정이 한시간씩 늦춰졌다. 느긋하게 우리나라 민속촌과 같은 테마파크 에도시대촌을 방문했다. 입구에서 전통 기모노를 착용한 여성과 칼을 찬 사무라이가 맞이한다. 길거리에는 웅장한 사무라이 저택과 상가가 즐비했다. 또한 닌자와 기녀 공연은 시대를 거슬러 올라 과거의 일본으로 이끈다.

사무라이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노보리벳츠지옥계곡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황회색의 바위사위로 연기(화산가스)가 분출되고 있어 상상속의 지옥과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에 지옥계곡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한다. 짙게 배어나오는 거북한 유황냄새에 대충 둘러보고 서둘러 나와 귀국길에 올랐다.

▲먹거리= 해산물이 풍부하다. 특히 킹크랩 등이 유명하다. 삿포로 거리에는 킹크랩 간판을 내건 음식점을 쉽게 볼수 있다. 킹크랩과 털게, 새우, 가리비로 구성된 저녁 메뉴는 훌륭했다.

킹크랩은 제쳐두더라도 새우와 가리비도 통통해 입맛을 돋궜다. 짜서 연신 물을 들이켰지만 식초소스를 찍어먹으니 맛있다. 또한 맑은 수질과 청정한 토질에서 재배하는 맥아로 만든 맥주도 인기다.

글·사진=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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