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전 경제계에 따르면 이란이 무인기와 순항미사일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단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번 사태 추이와 지역에 미칠 영향 등을 살피고 있다. 중동은 전 세계 원유 생산의 3분의 1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세 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은 곳이다.
우선 전쟁 양상에 따라 국제 유가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유가가 오르면 전기와 가스 등의 에너지 가격 인상 압력이 강해지고, 제조업 전반의 생산 단가가 높아지면서 물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운송비도 늘어나게 된다. 현재 지역 기름값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더 오르게 되면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14일 기준 대전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평균 1693원으로 한 달 전(1627원)보다 66원 인상됐다. 경유도 이 기간 1535원에서 1561원으로 26원 올랐다. 사태가 길어지면 그만큼 기름값이 오르게 되고, 이는 곧 운송비 부담으로 이어져 물가를 끌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가 이달 말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연장하기로 했지만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역 제조업계는 가뜩이나 주저앉은 경제 상황에 피해가 이어질까 전전긍긍한다.
지역 한 제조업 관계자는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기름값 등이 영향을 받으면 운송비도 많이 들게 되고, 전기·가스도 이미 오른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상이 이뤄질 경우 고정비용 발생에 따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출 기업 등도 국제유가 상승 부담이 수출 흐름에 악영향을 끼칠까 주시한다. 여러 업종에서 물류비와 함께 생산 원가가 고공행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대전 수출은 올 2월 4억 1000만 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하며 1년 전보다 8.2% 상승했다. 1월 19.8% 상승한 이후 호조세가 이어진다. 2023년 11월 -5.6%를 기록한 이후 12월 18.5%로 상승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이번 사태가 발발하며 국제유가가 치솟으면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무역 구조상 여러 업종에서 물류비와 생산 원가가 치솟아 수출업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무역 항로가 제약되면 수출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이란·이스라엘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이상으로 치솟게 되는데, 제조업뿐만 아니라 수출도 어려워질 수 있다"며 "전반전인 경제 흐름이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유가가 고공행진하게 되면 경제 전반적으로 부담과 어려움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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