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종 '낙화 축제'...숙제와 가능성 동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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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세종 '낙화 축제'...숙제와 가능성 동시 확인

2023년 1회 행사보다 진일보...교통·주차·관람구역·동선 관리, 연출방식, 휴대폰 장애 개선
경찰 추산 5만여 명, 자체 분석 8만 명 방문...매력 포인트 재확인
세종시와 불교계 주객 논란 여전...핵심 콘셉트 부재

  • 승인 2024-05-13 15:32
  • 수정 2024-05-13 16:37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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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축제 현장 모습. 사진=세종시민 제공.
2024 세종 낙화축제가 5월 12일 막을 내리며 앞으로 숙제와 가능성을 동시에 안겼다.

행사 전·후 과정을 살펴보면, 일단 2023년 제1회 행사보다는 진일보한 모습을 보였다. 교통과 주차, 행사장 관람구역과 동선 관리, 휴대폰 장애 해소, 먹거리 다양화 등 전반에 걸쳐 진일보한 모습을 선보였다.

가장 큰 의미는 '주말 세종시=외딴섬'이란 오명(?)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곳곳에서 중앙공원 메인 행사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경찰 추산 방문객은 일시적 기준 3만 4000명, 누적 5만 6000명으로 확인됐고, 종합상황실에선 중앙공원 메인 무대 2만 9787명, 호수공원 물놀이섬 관람구역 2만 512명 등 모두 5만 299명으로 집계했다. 세종시 자체 추산 방문객은 8만 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많은 사람들을 불러모은 수치다. 정확한 분석은 아직 없었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 방문객들의 숙박이 일시적으로 늘어난 점도 고무적 대목이다. 당초 행사 예정일에 맞춰 숙박 일정을 짠 타지 방문객들이 우천으로 하루 연기 소식에 아우성을 보인 것이 하나의 단면이다.

기존의 화려한 '불꽃놀이'와 달리 은은한 빛을 선사하는 '낙화 쇼'의 매력이 2년 연속 검증된 셈이다. 실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지인, 연인 단위 방문객이 주를 이뤘고, 돗자리와 캠핑 의자에 삼삼오오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도시의 만족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향후 정원도시박람회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예감도 갖게 했다.

지난해의 중앙집중식 '트러스 구조' 대신 250m 구역에 걸쳐 있는 나무에 5000개 안팎의 낙화봉을 분산 배치한 연출 방식도 주효했다. 호수공원 물놀이섬과 중앙공원 입구에 또 다른 관람구역을 만든 점도 한쪽으로 쏠림 현상을 조금이나마 완화했다.

단체장 등 주요 인사들의 축사 등을 최소화하고, 행사 자체의 의미 부여에 집중하려 노력했던 부분도 개선 사항으로 부각됐다.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시상징광장과 나성2교 등의 차 없는 거리로 중앙공원에 모여든 모습도 '대중교통중심도시'의 면모를 키웠다. 때마침 도시상징광장의 '문화가 있는 세종 페스타' 행사도 상호 보완적 기능을 했다.

그럼에도 숙제는 여전했다. 일단 찰과상과 눈 이물질 세척 등으로 인한 현장 응급처치가 12건으로 확인됐다. 중앙공원 카페 세종리~잔디광장에 이르는 출입구의 붐빔 현상을 제어할 안전관리 인력과 화장실 인프라도 크게 부족했다. 오후 8시경 피크 타임 때는 들어가고 나가고 하는 과정에서 위험천만한 모습도 연출됐다.

고려시대부터 불교의 전통 문화로 계승됐다고는 하나 '종교색'이 너무 강하다는 비판은 여전했다. 세종시와 불교계(영평사와 광제사) 간 주객을 놓고 해묵은 논쟁도 빚어졌다. 불교계 예산이 대거(1억 5000만 원) 투입되다 보니, 양측에 대한 '꼽사리'란 표현이 원색적으로 등장한 부분도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오후 5시 40분부터 7시 30분까지 사실상 관람 대기 시간 대부분이 봉축대법회 무대로만 짜여지고 있는 데 대한 아쉬움도 묻어 나왔다.

점화 소재와 방식이 다르다고는 하나 부강면 등록리 낙화와 불교계 낙화가 한데 어우러진 '낙화 축제'가 되지 못한 모습도 아쉬운 요소로 다가왔다. 등곡리 낙화는 올 들어 독특한 제조방법으로 특허출원을 했고, 불교계 낙화는 같은 시기 지역 무형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등 가치성을 동시에 확보한 상태다.

오후 7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2시간 30분 이상 관람 시간을 관통하는 '핵심 콘셉트'가 부재한 점도 일부 시민들의 발길을 돌아서게 했다. 클래식과 민요, 대중가요가 한데 뒤섞이면서, '액막이' '소망'을 상징하는 낙화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3시간의 짧은 불교식 낙화 행사에 '축제'란 프레임을 씌운 부분도 기대감만 키웠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정확한 분석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나 짧은 '체류시간'과 함께 현장을 떠나는 이들도 적잖았다. 단조로운 낙화 불씨만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호수공원 물놀이섬 뷰가 오히려 잔잔한 느낌을 선사했다는 평가는 되새겨볼 부분이다.

예컨대 시간대별로 '액막이' '소망' '명상(주변 불빛 모두 소등 방식)' '퍼포먼스' 주제 등을 나눠 부여하거나 공간별 다양한 '낙화 주제'를 접목하는 방안 등도 아이디어로 나왔다.

최민호 시장은 "'낙화'는 수천년 전 이어져 내려온 우리의 전통문화다. 마음을 정화시키는 과정이란 의미를 살려 '잔잔한 감동'을 주는 행사로 만들어가면 좋겠다. 콘셉트는 기존 축제와 달리 단순화하는 게 좋겠다"며 "불교색이 너무 강조되선 안되나 자연스럽게 계승되고 표현되는 부분은 받아들여야 한다. 목표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유니크한 축제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공원 잔디광장이 2027년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 폐막식 장소인 만큼, 앞으로 낙화 축제를 지속 보완해 전 세계인들에게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세종=이희택 기자 press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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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축제의 화려한 단면. 사진=서영석 사진작가(한글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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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중앙공원에 모여든 인파 모습을 파노라마로 연출.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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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중앙공원엔 때마침 노을이 내려 더욱 장관을 연출했다.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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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공원 메인 행사장에 모인 방문객들이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다. 사진=세종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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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에 담긴 낙화 축제. 사진=세종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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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한 중앙공원이 아닌 호수공원 물놀이섬 '낙화 연출구역'에도 많은 이들이 찾았다.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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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낙화 관람구역으로 활용된 중앙공원 입구 모습.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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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대 나성동 도시상장광장의 모습. 문화가 있는 세종 페스타가 시민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사진=이희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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