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샘표는 이달 초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각각 30% 넘게 올렸다. 사조해표도 16일부터 올리브유 제품 가격을 평균 30%대로 인상한다고 각 유통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F&B 역시 이달 중 올리브유 가격을 약 30% 올린다. 이번 인상은 국제 올리브유 가격 급등에 따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1년 새 40% 넘게 올랐다. 국제 올리브유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의 가뭄이 꼽힌다. 세계 올리브유 절반을 생산하는 스페인은 지난 2년간 가뭄에 시달렸고, 이에 따라 스페인산 올리브유는 가격이 1년 새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나 극한 날씨로 농작물 생산이 감소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같은 주요 올리브 생산국에서도 날씨 탓에 작황이 나빴다.
음식을 조리할 때 필수로 들어가는 올리브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과와 배 등의 과일 값과 파, 양파 등 채소 가격 등 서민들의 밥상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올리브유까지 인상되자 주부들의 한숨이 짙어진다. 주부 구 모(51) 씨는 "안 그래도 물가가 올라서 장을 보면 전보다 가격이 훌쩍 높아졌는데, 올리브유까지 올라 부담이 커진다"며 "명절 선물로 올리브유를 주고받곤 했는데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올리브유 가격은 외식업계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 역시 음식을 조리할 때 필수로 들어가는 고정비가 상승하게 되면 음식 값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는 곧 소비자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역에서 외식업을 하는 김 모(57) 씨는 "다른 기름으로 대체할 순 있겠지만, 올리브유가 소비자들이 인식하기에 더 건강한 식용류로 불린다"며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존대로 유지는 하겠지만 부담이 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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