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정부의 대규모 할인 지원에 따라 하락하던 대전의 과일 가격이 5월 초부터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대전 사과(후지·10개) 평균 가격은 21일 기준 3만 5533원으로, 한 달 전(2만 5153원)보다 41.2% 인상했다. 배(신고·10개) 평균 가격도 21일 기준 6만 원으로 한 달 전(5만 3800원) 11.5% 가격이 뛰었다. 정부가 3월부터 1500억 원 규모의 과일값 긴급가격안정 자금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두 과일 모두 정부 지원으로 4월 초까지 가격이 점차 하락하면서 인하가 계속됐으나 4월 말부터 꿈틀대기 시작해 5월 초부터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대규모 할인 지원에 나선 올해 3월 18일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사과(후지·10개)의 경우 2만 4700원에서 43.8%, 배(신고·10개)는 4만 467원에서 48.2% 각각 인상됐다. 인상된 가격은 과일값이 금값으로 불리던 당시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할인 지원 총력을 펼치며 가격 안정세로 접어드는 듯했으나 이전으로 가격이 리턴한 것이다.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자 지역민들의 하소연도 곳곳에서 나온다. 주부 최 모(49) 씨는 "장을 보더라도 수입 과일로 대체하거나 못난이 과일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아이들이 사과를 좋아해 비싸더라도 가끔 사고 있다"며 "할인이 들어가면서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있지만 금세 팔리거나 품절되는 경우도 있어 이전처럼 마음 편하게 구매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과일값이 오른 데는 출하량이 감소한 원인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과일 5월호 보고서를 보면, 5~7월 사과와 배 출하량은 1년 전보다 각 29.1%, 84.3%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과는 5월 이후 출하량이 4만 4000t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전년 동기보다 29.1% 적은 수준이다.
때문에 과일 가격은 본격적인 과일이 나오는 7월 중순까지는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는 저온과 우박 등의 기상재해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으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늦은 개화로 저온피해가 없어 평년 수준의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전망된다. 배의 경우 올해 개화량이 전년과 평년보다 증가하면서 개화 상태가 좋아 올해 생산은 평년 수준 이상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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