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문고 떠나고 남은 빈 책장, 무엇을 채울까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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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문고 떠나고 남은 빈 책장, 무엇을 채울까 '고심'

책 모두 비우고 책장과 세미나실 남은채 반환
'중앙로119번길' 서점으로 기억되는 대전 공간
서가 등 폐기보다 책과 독서공간 활용 목소리

  • 승인 2024-10-01 17:38
  • 신문게재 2024-10-02 3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계룡문고 서가
폐업한 계룡문고가 도서를 모두 출판사 등에 반환하고 떠난 자리에 서가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사진=임병안)
대전 향토서점 계룡문고가 폐업했으나, 책을 꽂아 진열하는 서가는 그대로 보존된 채 이달부터 대전테크노파크에 관리·처분권한이 넘어갔다. 책이 있던 책장과 차를 나누는 카페 그리고 50여 명이 입장하는 세미나실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공간 재활용을 통한 독서와 교류의 장소로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다.

1일 대전테크노파크에 따르면, 계룡문고가 9월 말 영업을 종료함에 따라 서점으로 운영한 지하 1층(1260㎡)은 이달부터 테크노파크가 새로운 관리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대전테크노파크는 2019년 중구 선화동 옛 삼성생명 빌딩을 매입해 같은 해 본부를 이곳으로 이전하고 빌딩 전체를 지역산업 및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활용 중으로 자칫 책장과 카페, 세미나실이 폐기 처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계룡문고는 주말 사이 안에 있던 도서 전부를 출판사와 총판에게 반환하고 서가를 비운 상태로, 시설물을 철거하는 공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도서를 진열하던 서가와 책장은 그대로 현장에 남아 있으며, 커피와 음료를 마시는 카페와 50여 명이 강연을 청취하는 세미나실이 보존되어 있다.

특히, 계룡문고가 있던 장소는 향토 서점의 문경서적이 앞서 2003년까지 똑같이 책을 판매하던 곳으로 '대전 중앙로 119번길'은 시민들에게 오랫동안 서점으로 기억된 공간이다.

계룡문고 서가3
폐업한 계룡문고가 사용한 책장.
출판사 '모두의책'을 운영하는 김진호 대표는 지역 출판인으로서 느끼게 되는 무기력함을 토로했다. 김 대표는 "어릴 적 집에서 키우던 콩나물 시루에 하루에도 몇 번씩 물을 주지 않으면 시들고 자라지 못하던 경험이 있는데, 물을 주고 싹을 튀우고 뿌리를 내리도록 하는 노력은 과연 있는가 돌아보게 된다"고 밝혔다.



계룡문고가 떠난 자리에 남은 책장과 서가 그리고 세미나실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지금부터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50여 명이 입장할 수 있는 세미나실에서는 그동안 500여 차례 작가초청 강연과 사진전이 진행됐고, 바로 옆 아동도서 코너에는 신발을 벗고 둘러앉는 교실처럼 되어 있어 어린이집과 유치원생들의 서점 견학과 동화책 함께 읽기가 이어졌다. 책을 꽂아 진열하던 서가와 카페도 그대로 남아 있어 시민들이 책과 독서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이고 교류하는 공간으로 활용 가능한 상태다.

시민이 서가 한 칸을 임대해 자신의 거실 책장에 있던 책 30권 내외를 이곳에 진열하고 판매로 연결하는 방식의 공유 책방을 대안으로 제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전테크노파크 관계자는 "계룡문고가 갑작스럽게 영업을 종료한 상황으로 유휴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검토가 필요해 방향에 대해 아직 결정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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